![]() |
물건을 팔려면 "여자와 노인 그리고 뚱보에게 팔아라"는 초일류 경영학자 톰 피터스의 책도 그렇다. 아파트나 자동차를 고르는 파워는 결국 여자에게 있다는 분석도 재미있지만 뚱보만의 시장이 따로 있다는 시각도 참신하다. 천하의 이야기꾼 막스 글래드웰은 번쩍하고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주제로 '블링크'를 써내 수백만 부를 팔았다.
따지고 보면 이상의 저작물들은 남다른 상상력의 결과다. 캐나다 서커스 '퀴담' 성공과 같은 맥락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서울시장 재직 때 기자들에게 팁(tip)을 하나 주겠다면서 "뚝섬을 잘 봐라"고 힌트를 자주 줬다고 한다. 심지어 세상 물정에 어두운 편인 필자도 그런 얘기를 바람결에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모두 강남제일주의에 빠져 "흥! 좀 웃기는 말씀이네"라고 흘려들은 것 같다.
두바이를 일으켜 세운 셰이크 무하마드와 MB(이명박 후보)는 상상력 면에서 닮은 데가 있는지 모르겠다.
상상을 상상으로 그쳐서는 그것은 한낱 백일몽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요체는 상상력을 현실로 바꿔 자신의 손에 황금으로 바꿔 움켜쥘 수 있게 하는 실천력이다. 80년대 이후 한국에서 가장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CEO는 웅진의 윤석금 회장, STX 강덕수 회장 그리고 미래에셋의 박현주 회장 3명이 아닌가 싶다.
박현주 회장은 근래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는 자서전을 써 필자에게 한 권 보내왔다. 대개 공짜로 얻은 책은 잘 안 보는 게 인간 습성이지만 10년여 만에 수천억 원의 재산을 일군 사람은 도대체 어디가 다른지 궁금해져 끝까지 정독했다. 정말 그에겐 '섬싱 스페셜'한 면이 있었다.
그는 시골에서 상경한 평범한 증권 샐러리맨이었지만 창업의 꿈을 잊지 않은 게 특이했다. 80년대 중반 전국 1위 실적을 올리자 외국계 증권사가 연봉 10억원을 준다며 불렀지만 가지 않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당시 강남 아파트 50평짜리가 2억원이었다니 5채를 살 만한 연봉인 데도.
외환위기 6개월 전에 회사를 설립한 뒤 회사채, 그 후 벤처투자로 큰돈을 벌었다. 남들이 위기라는데 그는 항상 '소수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봤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는 그야말로 남과는 다르게 한다는 주의다. SK나 LG 같은 굴지의 그룹들이 보험사, 투자신탁회사를 못하겠다고 거저 던지다시피한 것을 싼값에 사들였다.
그는 또한 미래학 서적을 탐독하고 항상 10년 후 어떻게 될까를 생각했다고 한다. 책을 만들어낸 후 흡족했던지 와인 한 잔 하자며 필자를 불러내더니 책 서문을 폈다. 펀드시대, 고령화준비 등등을 열거한 다음 '10년을 그렇게 왔습니다'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는 많은 연구를 했고 상상을 했으며 그것을 현실화시켰다. 자산운용사로서 외국에도 가장 먼저 나갔다.
자서전 내용을 보면 미래에셋이란 회사는 다른 증권사에는 없는 아주 특이한 점이 여러 개 있었다. 미래에셋은 비서실, 비서실장, 임원 전용층도 없고 회장 회의실도 없으며 그 흔한 사가(社歌)도 없다고 한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군대처럼 같은 노래를 부를 필요가 없다는 것. 회사가 커졌으니 비서실을 두라는 충고, 사가를 만들라는 재촉이 많지만 그는 안 하겠다고 한다.
또한 사촌 이내로 가까운 친인척이 원서를 내면 불이익을 준다고 한다. 미래에셋 펀드매니저는 두 가지 원칙을 지키게 돼 있다. 주중에는 절대로 술을 마시지 말 것, 그리고 주식거래 시간에는 휴대폰 사용이 안 된다는 점이다. 고객의 큰돈을 굴리는 사람은 절대로 맑은 정신을 유지해야 하며, 자기매매 유혹을 떨치도록 휴대폰을 못쓰게 하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상상을 한다.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느냐의 갈림길은 현실로 구체화하는 방식에 달렸다. 이명박 후보나 박현주 회장처럼. 큰 부자가 되려면 상상력의 힘을 키울 것!
[김세형 편집국장]


